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전에서 경고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치른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향후 토너먼트 대진이 바뀐다. 현재 한국은 조 2위다. 요르단과 1승 1무로 승점 4점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골 득실에서 한국(5득점 3실점, +2)이 요르단(6득점 2실점, +4)에 밀려있다.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경우 개막 전 예상과 달리 D조 2위가 유력한 일본과 한일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8강 상대는 이란이 될 전망이다. E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16강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8강에서 호주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이지만, 1위로 갈 경우 대진이 더 험난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다만 한국의 자력 1위 가능성은 없다. 요르단-바레인 경기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승리하더라도 요르단 역시 바레인을 제압하면 두 팀 모두 승점 7점이 된다. 최종전 후에도 여전히 골 득실에서 요르단이 앞설 경우 최종 순위는 1위 요르단, 2위 한국이 된다.

비기거나 패할 경우 1위는 불가능하다. 요르단-바레인전 승자가 자동적으로 1위가 된다. 현재 3위인 바레인 역시 요르단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승점 6점이 된다. 한국은 비겨도 승점 5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2위를 유지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봤을 때 한국은 말레이시아보다 몇 수 앞선다. 대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축구공을 둥글고, 만약 패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한국은 조 3위가 될 수도 있다. 한국과 요르단이 모두 승점을 얻지 못했을 때 골 득실에서 여전히 한국이 밀린다면 3위까지 하락한다.

클린스만호는 말레이시아전을 일단 이기는 게 목표다. 그렇다고 주축 선수들을 모두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는 건 위험부담이 따른다. 최종전 이후 16강전이 열리기 전까지 4일 정도 휴식 시간을 갖긴 하지만 향후 일정을 고려했을 때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이 전 경기 선발 출전하는 건 체력적으로 리스크를 안고 가는 일이다.

무엇보다 ‘옐로 트러블’이 걸려있다. 한국은 앞서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려 5명이나 경고를 받았다. 손흥민, 조규성, 김민재, 박용우, 이기제가 옐로 카드를 안고 있다. 여기에 2차전에서는 황인범, 오현규까지 추가되어 총 7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중 말레이시아전에서 추가로 옐로 카드를 받는 선수는 16강전에 결장한다. 물론 최종전에서 경고를 피하더라도 16강에서 한 장 받는다면 8강전에 뛰지 못하는 건 매한가지다. 그렇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주축 선수들이 결장하는 건 너무나 큰 변수다.

경고가 완전히 리셋되는 건 4강부터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8강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경고 한 장만 받은 상태일 경우에는 4강에 진출하면 바로 초기화된다(2023 AFC 아시안컵 규정 52조 5항). 또한 AFC 규정 12조 3항에 의하면 선수는 각기 다른 두 경기에서 경고 한 장씩 받을 경우 다른 규정이 없는 한 두 번째 경고를 받은 다음 경기에 결장한다. 현재 경고를 한 장씩 갖고 있는 7명의 선수들은 8강전에서 추가로 받을 경우에도 준결승에 뛰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로테이션이 필요하다. 손흥민, 김민재 등 옐로 트러블에 걸린 선수들에게 아예 휴식을 부여하거나 선발로 뛰게 한 뒤 하프타임 혹은 이른 시간에 교체로 빼주는 방법도 있다.

특히, 앞으로 대회를 치르는 데 25명(김승규 제외, 김준홍 예외)의 선수 모두가 필요하다. 실전 감각이 중요한 만큼 지난 두 경기 교체로 뛰었던 선수들이나 아직 못 뛴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출전 시간을 주는 것도 향후 일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상자도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선수단 관리, 경고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